QUICK MENU

리포트

    킹메이커 유튜브 촬영일기 11 - 전라북도 전주시 (상)
    • 작성일2024/03/05 10:27
    • 조회 10

    휴일이면 화려한 한복을 입고 방문객들에게 밝은 미소와 함께 맛깔스러운 비빔밥을 대접하곤 하지만, 평소에는 묵묵히 생업에 종사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집안의 장남. 물론 큰 아들인 만큼 온 가족의 지원과 기대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전라북도 전주시는, 인물로 비유하자면 이러한 모습이었습니다. 서로 달라 보이는 두 가지 면모를 동시에 지닌, 진정한 자아가 무엇일지 고민하며 방향성을 찾아가는 그런 도시였습니다. 티브릿지가 도시를 데이터로 들여다보며 가끔 '정곡을 찔리는 듯한' 순간을 경험하곤 했는데요, 이번에도 전주시의 강력한 인상을 받은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킹메이커 유튜브 촬영은 시즌1의 종착점이었는데요, 왠지 놓치기에는 의미 있는 도시라는 다소 평이한 이유로 전주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나이스지니데이타 주시태 실장이 전주시를 개괄하며 시작합니다. 1990년대만 해도 200만 명 규모였던 전라북도의 인구는 현재 175만 명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전라북도에는 모두 14개의 시군이 있는데요, 같은 기간 이 중 12개는 인구가 감소하고 2개는 늘었습니다. 전주시, 완주군이 인구가 증가한 이 두 곳입니다. 주 실장은 “전북의 장남 격인 전주시에 집안의 모든 자원이 집중되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이 자원들이 제대로 잘 쓰이고 있는지가 전주시 데이터 분석의 핵심 중 하나라고 짚어주었습니다.

    본격적인 인구변화 파트는 LGU+ 이종수 책임이 설명을 맡았습니다. 현재 전주시는 인구가 64만여 명으로, 전라북도 인구의 36.6%가 사는 큰 도시입니다. 1960년대 22만 명에서 출발해 1990년대까지 10~20%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왔지만, 2020년을 정점으로 인구감소가 시작되고 있다고 합니다.

    ​인구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젊은 도시인지 건강도 살펴봐야겠죠. 15세 미만 인구 대비 65세 인구 비중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노령화 지수로 분석하겠습니다. 전라북도의 노령화 지수는 2.25로, 전국 평균인 1.67과 비교하면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전주시는 1.41로, 비교적 젊은 지역에 해당했습니다.

    티브릿지와 데이터 전문가들이 충청북도 청주시와 경상남도 창원시 편을 기획하면서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우리가 그 지역에 관해 참 몰랐다'라는 점입니다. 주시태 실장의 분석에 따르면, 이는 해당 지역의 산업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 주된 원인입니다. 자연스레 방문객의 눈으로 도시를 평가하다 보니 관광의 가치, 음식의 매력, 구경거리의 다양함, 이런 측면에만 주목해온 듯합니다. 이제 이 간극을 메워보려 합니다. 전국 경제총조사 2020년 자료를 토대로 도시의 산업 전반을 들여다보고, 어느 분야에서 일자리가 창출되는지, 수익은 어디서 발생하는지 등 실질적인 면모를 파악해보기로 했습니다.

    19개 표준산업분류 대분류 산업을 기반으로 살펴보니 전주시는 전국 평균과 비교해 건설업의 비중이 두드러졌습니다. 전주시에 건설업이라고요? 역시 우리의 인식은 한계가 있었나 봅니다. 그 다음으로는 협회 및 단체, 기타 개인 서비스업 비율이 높았습니다. 세 번째는 교육 서비스업, 네 번째는 도매 및 소매업입니다. 전라북도에서 교육과 도소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지만, 전주시는 이를 상회한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금융 및 보험업, 부동산업, 숙박 및 음식점업 등의 업종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전북의 다양한 도시 기능이 전주시에 응축되어 있음을 데이터가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산업별 매출 구조도 살펴보겠습니다. 건설업 > 도매 및 소매업 > 교육 서비스업 순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전주, 하면 한정식이나 비빔밥이 바로 떠오르는 맛의 고장이기도 한데 음식점업이 앞 순위에 없다는 게 의외네요?" 티브릿지 박해성 대표가 질문합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전국 평균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전주시의 19개 산업 중에서는 일곱 번째에 머무는 정도라고 합니다. 외부인의 시각에서 전주시는 관광도시로 인식되지만, 의외로 관광산업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종사자 수를 분석해보아도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 교육 서비스 > 건설업 > 금융 및 보험업 순이었고, 숙박 및 음식점업은 여섯 번째를 기록했습니다. 전주시의 숙박 및 음식점업 사업체 수 비율도 14.4%로 전국 평균(14.3%)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습니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강원도가 22.0%, 제주도가 24.1%라는 점과 견주어보면 전주시를 관광도시로 분류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해 보입니다. 혹시 우리가 전주시의 명성에 비해 실제 방문이 적다면, 산업구조상 전주시가 관광도시의 면모를 완전히 갖추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겠습니다.

    이제 상권의 특성을 들여다보겠습니다. AI·빅데이터 상권분석 전문가인 김영갑 교수가 분석을 이어갑니다. 우선 호남권의 광주광역시, 전라북도, 전라남도의 소비 동향을 파악해보았습니다. 세 광역시·도 모두 인구 비중 대비 소비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중에서도 전라북도의 상황이 가장 취약했는데요, 광주광역시 –0.5%P > 전라남도 –1.1%P > 전라북도 –1.3%P 순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전주시의 현실은 어떨까요? 앞서 전주시가 전북에서 차지하는 인구가 36.6%라고 했는데요, 소비금액 비중은 41.6%로 4.9%P 더 높게 조사되었습니다. 덕진구와 한옥마을이 있는 완산구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전주시 내 인구 구성을 보면 덕진구는 49%, 완산구는 51%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만 소비금액 비중은 덕진구 43%, 완산구 57%로 뚜렷한 격차를 보였습니다. 전주시의 소비 유입에 한옥마을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혹시 레이어 쌓기, 라는 개념을 기억하시나요? 주시태 실장과 김영갑 교수의 분석을 교차하여 정리해보면 이런 결론에 도달합니다. 외부의 시선에서 전주시는 관광도시이며, 한옥마을이 어느 정도는 전주시의 관광산업을 견인하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관광이 주력 산업이라고 하기에는 전주시 산업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특정 산업을 중심으로 도시의 발전 방향을 설정하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러한 여건에서 전주시가 관광산업에 추가 투자를 한다 해도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주시 촬영물은 단편으로 엮을 계획이지만, 촬영일지는 두 편으로 구성하려 합니다. 익숙하다 여겼으나, 들여다볼수록 복잡다단한 도시라서 취재 내용을 최대한 상세히 전달하다 보니 분량이 많아졌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한옥마을 효과 분석, 상권의 이동과 소득수준 변화, 관광객 지수로 본 전주시 관광 현황 등의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티브릿지와 함께 조금 더 깊이 살펴보시면 전주시의 고민에 공감하고 해결 방안에 대한 통찰도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시민들의 의견을 정확히 파악하고 올바르게 해석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 여론조사 & 데이터 컨설팅 전문기관 <티브릿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