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상권분석] 관광 빅데이터로 본 경주의 현재, 그리고 미래 전략
- 작성일2024/06/1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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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방정부에 특화된 데이터로 맞춤형 문제 해결과 행정 효율 향상을 꾀하는 '도시 데이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나이스지니데이터, LGU+, 티브릿지가 해당 지방정부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데이터와 통신, 소비, SNS 등 민간데이터를 결합해 경영 · 행정 전략과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전라남도의 화순군과 전라북도의 익산시와 남원시 등 세 곳이 시범사업을 함께 수행하기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빅데이터를 담당하는 부서를 신설하고 카드 및 유동 인구 등의 유료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지방행정에 데이터를 활용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방정부가 이를 독자적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 지역의 문제를 찾고, 분석하고,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해선 전국 또는 광역 단위의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왜?' 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누가, 어디서, 어떤 목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와서, 어디서 머무르며, 어떤 종류의 소비를 얼마나 하고, 어디로 빠져나갔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왜 줄어들었는지, 어떻게 하면 늘릴 수 있는지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익산시가 지차체의 카드 소비나 유동 인구 데이터를 확보한 뒤 할 수 있는 일은 소비 또는 유동 인구가 늘었는지, 줄었는지 정도를 확인하는 일이라, 익산시의 데이터만으로는 해답을 도출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지난 5일과 6일, 1박 2일의 일정으로 상권분석전문가과정 세미나를 참석하기 위해 경주를 방문했습니다. 첫째 날 오전 '2024 경상북도 식품박람회 푸드테크 컨퍼런스'에 참여했고, 그날 오후와 다음 날 오전은 황리단길을 방문했습니다.
경상북도에는 10개의 시, 12개의 군이 있습니다. 경주시는 인구로 보자면, 포항, 구미, 경산에 이어 4위 (24만 6천명), 월 매출로 보자면 구미시에 이어 2위(1천 269억 원)의 큰 도시입니다. 행정구역을 살펴보면, 경주시에는 모두 23개의 동이 있는데, 2024년 4월 기준 황리단길이 자리한 황남동의 매출은 125억입니다. 보덕동, 용강동에 이어 3위에 해당하죠.
이 중 음식 매출이 103억 2,875만 원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소매 18억 425만 원, 서비스 3억 4,339만 원 순입니다. 황리단길 곳곳에 한옥 스타일의 게스트하우스가 눈길을 끌었지만, 데이터로 확인해보니 숙박 매출은 6,244만 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불과했습니다.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보덕동은 경주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인 보문관광단지가 조성된 핵심 지역입니다. 보덕동의 4월 매출은 168억 원이었으며, 숙박이 69억 3,396만 원, 음식이 44억 612만 원, 오락이 43억 2,348만 원을 차지했습니다. 황남동이 주로 음식 매출이 높은 지역이라면, 보덕동은 숙박·음식·오락이 균형을 이루며 다각화된 관광지의 특징을 보입니다.
티브릿지의 빅데이터 플랫폼 <킹메이커>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보덕동의 주거인구(약 2,000명)는 황남동(약 5,000명)의 절반 이하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60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50% 미만으로 나타나, 두 지역의 주거인구 구성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으나, 유동인구 분석에서는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지난 3월 기준 보덕동의 유동인구는 9,726명, 황남동은 9,012명이었습니다. 주거인구 대비 유동인구 비율을 고려하면 보덕동이 황남동에 비해 더욱 활성화된 관광 상권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덕동의 유동인구는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황남동은 같은 기간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황남동의 관광지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이터이며, 반면 보덕동의 성장이 다소 정체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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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덕동 | 황남동 |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보문단지의 유동인구는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가 두 배 정도 되는데, 황남동의 경우 연중 기복이 별로 없는 편이라는 점입니다. 아마 보문관광단지의 리조트, 워터파크, 놀이공원 등 다양한 관광 시설이 계절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반면, 황리단길은 한옥을 개조한 식당이나 카페로 인해 방문객 수의 차이가 비교적 적은 거겠죠.
경주시는 경상북도의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만, 경상북도의 매출은 전국 17개 시도 중 10위에 불과합니다. 서울이나 경기도와 비하면, 10분의 1 수준입니다. 구미시가 산업도시로서 경상북도 내에서 중요한 경제적 축을 담당하고 있다면, 경주시는 관광도시로서 경상북도 부의 증대를 이끄는 역할을 합니다.
경주시는 지금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을까요? 인구 규모로 보자면 강원도 춘천시, 전라북도 군산시, 전라남도 순천시, 여수시 등이 경주와 비슷한 수준의 관광도시입니다. 이 지역들의 월 매출은 춘천시 2천133억 원, 군산시 1,196억 원, 순천시 1,256억 원, 여수시 1,327억 원 등입니다.
춘천시가 경주나 호남권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에 비해 소비 유입이 월등히 많은 것은 어쩌면 수도권과 인접하다는 지리적 이점 존재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경주시는 수도권에서 다소 거리가 있지만, 사람들이 기꺼이 오래 체류하고 싶게 만들든지, 혹은 가까운 지역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도시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교통 편의성의 증대라거나, 숙박·오락·음식 등의 영역에서 경주만이 가진 고유한 강점과 차별성을 부각하는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전략을 수립하는 등의 노력이 담긴 지방 정부 경영 전략으로 이어지겠죠.
티브릿지가 하려는 정치상권분석은 이런 일들입니다.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필요한 것을 찾아내고, 그 숫자가 말해주는 이야기를 해석하여 맞춤형 솔루션을 만들어 성과를 내는 일이죠. 어때요, 재미있기도 하고 보람도 있을 것 같지 않나요?
사람들의 생각을 똑바로 읽고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
여론조사 & 데이터 컨설팅 전문가 그룹 <티브릿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