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MENU

리포트

    [선거지형 분석] 킹메이커로 분석해 보았습니다-서울특별시 강서구갑
    • 작성일2024/01/03 13:16
    • 조회 407

     

     

    작년 6월 지방선거에서 2.6%p, 6,713표의 차이로 승부에 갈린 선거가 있었습니다.

     

    강서구청장 선거였죠.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가 51.3%의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 김승현 후보를 상대로 승리하여 당선되었습니다. 김태우 구청장은 검찰수사관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공무상 기밀누설 등으로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아 2023년 5월 18일에 구청장직을 상실했습니다. 놀랍게도 김태우 전 구청장은 경선을 거쳐 다시 국민의힘 후보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했습니다.
    재·보궐선거 역사상 전례 없는 경우(!)라고 하는데요,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경찰청 차장 출신의 진교훈 후보를 전략공천했습니다.

    티브릿지가 여기서 정치적으로 논평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일관된 관심은 데이터 선거니까요. 보수정당 출신의 후보자가 강서구청장에 당선된 것은 12년 만의 사건이었고, 초접전을 거쳐 승부가 결정되었으며, 1년도 지나지 않아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등 이래저래 강서구가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킹메이커로 분석해 봐야겠죠?

     

     

    강서구에는 갑, 을, 병 등 세 개의 국회의원 선거구가 있는데요, 세 지역의 국회의원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입니다. 병 선거구의 한정애 의원은 3선, 을 선거구의 진성준 의원은 재선, 갑 선거구의 강선우 의원은 초선입니다. 초선의원의 지역구에 관심이 가네요. 아무래도 현역 의원들의 기반이 단단한 두 곳에 비해 내년 총선에서 당내 경선을 비롯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죠.
     
     

     

    강서구갑의 2020년 국회의원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후보는 55.9% vs 미래통합당 구상찬 후보 38.4%로, 17.5%p의 큰 차이로 강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모든 동에서 강 후보가 앞섰습니다.

    이 정도 선거 정보를 드리고 분석해 보겠습니다. 이 선거구는 서울시 평균과 비교해 보면, 인구수와 부모-자녀 세대 비율이 높은 유형에 해당합니다. 상권 형성도 상대적으로 잘 되어 있습니다. 읍면동을 기준으로 나눠 분석하면, 강서구 갑에 해당하는 여섯 동은 다시 네 유형으로 나뉩니다.
    강 후보가 가장 큰 차이로 구 후보를 앞선 동은 화곡2동과 8동인데요, 
    킹메이커의 분석에 따르면, ▲두 동은 강서구갑 평균 대비 인구수가 적고 소매업 비율이 높은 지역에 해당합니다. ▲두 번째로 큰 격차를 보인 화곡1동과 발산1동은 많은 인구수와 부모-자녀
    세대, 높은 상권 형성 등 강서구갑 전체의 유형과 일치합니다. ▲두 후보의 차이가 4.5%p에 불과한 화곡3동은 인구수와 소득수준이 평균적인 중산층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고요, ▲가장 격차가 작은 4.0%P로 가장 어렵게 강 후보가 승리한 우장산동은 10대 이하 인구가 많고 교육 서비스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발산1동을 제외하면 강선우-구상찬 두 후보자의 격차와 1인당 월평균 소득 수준이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점입니다. 가장 큰 차이로 강 후보가 승리한 화곡8동은 평균소득 296만 원으로 6개 동 중 가장 적습니다. 반면 우장산동의 평균소득은 406만 원에 달하죠. 한편 발산1동의 평균소득은 357만 원으로 우장산동 다음으로 높습니다.
    그렇다면 강 후보는 여기서 어떻게 22.2%p의 큰 차이로 이길 수 있었을까요?

     

     

    킹메이커의 유권자 성향 분석 결과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역시, 발산1동의 진보 핵심 지지층 비율이 36.2%로 6개 동 중 가장 높습니다.
    여기서 잠깐. 킹메이커의 탁월한 기능 중 하나인 '유권자 성향 분석'에 관해 잠시 설명하고 가겠습니다. 유권자 성향은 진보 4개, 보수 4개 등 총 8개로 분류됩니다.


    진보·보수 성향 모두 아래와 같이 나뉩니다.

     


    ​✅ 핵심(적극) 지지층

    : 선거 때마다 참여해 지지하는 정당과 소속 후보자에게 일관되게 투표하는 사람

    ​✅ 잠재(중도·무당) 지지층

    : 가급적 선거에 참여하며, 최근 몇 번의 선거에서 같은 정당과 소속 후보자에게 투표한 사람

    ​✅ 인물 비토(veto)층

    : 일관되게 지지하는 정당이 있으나, 소속 후보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제3의 인물에게 투표하는 사람

    ​✅ 신규(소극) 지지층

    : 가장 최근 선거에서 특정 정당과 소속 후보자에게 투표했으나,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

     

     

     

     

     
     
    킹메이커는 역대 선거 결과와 투표 영향 요인(인구 및 가구 유형, 성·연령, 소득수준, 직업분포 등)을 종합 분석해 결과를 도출합니다. 읍면동별, 투표소별로 구분되며 유권자 수와 비율이 각각 표시돼 캠페인 전략 수립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시 강서구갑으로 돌아와 볼까요? 핵심 지지층만 놓고 보면 화곡3동을 제외한 다섯 개 동 모두 진보 유권자 수가 많습니다. 국민의힘 후보 측에서 보면 지난 총선에서 화곡3동의 패배가 뼈아픈 결과입니다. 보수 지지층에게 투표 참여 동기 부여가 안 되었거나, 혹은 민주당 쪽에서 진보 성향 잠재 지지층을 동원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우장산동의 진보 지지층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우장산동의 경우, 화곡1동에 이어 유권자 수가 강서구갑에서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이며, 진보 핵심 지지층의 수도 7,540명에 달해 6개 동 중 2위입니다. 앞서 살펴본 소득수준으로 볼 때 '진보 성향의 중산층'을 타겟팅하는 캠페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흔히 정당의 핵심 지지층은 같은 요구(demand)를 가질 거라고 착각할 수 있는데, 그건 그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보기 때문에 범하는 실수입니다. 민주당이라면 우장산동에 사는 핵심 지지층을 화곡8동과 같은 방법으로 설득해서야 투표장으로 불러낼 수 있겠습니까. 24평형 아파트 실거래가만 비교해 보아도 우장산동은 11억 원 수준으로 6억 원인 화곡8동과 5억 원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23년 2분기 기준).
    2022년 강서구청장 선거도 살펴보겠습니다. 화곡8동에서만 민주당 김승현 후보가 7.6%p의 안정적 차이로 승리하고, 화곡1, 2동과 발산1동에서는 5%p 미만의 차이로 박빙 승부 끝에 앞섰죠. 화곡3동, 우장산동에서는 10%p가 넘는 큰 차이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2개 동의 큰 승리로 나머지 4개 동의 패배를 보완하며 최종 당선되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민주당 후보들이 긴장해야 할 대목이기도 합니다.
     

     

     
    지난 지방선거 때와 비교하면 강서구갑의 평균소득은 18만 원, 5.7%p가 올랐습니다. 이중 화곡1동, 우장산동, 발산1동은 소득액과 증가율 모두 평균을 상회한 지역입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갈린 화곡1동과 발산1동은 국민의힘 측에서는 최우선 전략 지역이 될 것입니다. 민주당은 수성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곳이죠. 평균소득이 가장 낮은 화곡8동의 표심도 포인트입니다. 소득 증가율이 5.7%p로 화곡1동에 이어 두 번째로 높습니다. 민주당이 텃밭이라고 안심만 하고 있기에는 언제라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음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내년 총선의 향배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보수정당 구청장이 탄생했던 지역이니만큼 서울 전체의 민심 변화를 예측해 볼 수 있을 겁니다. 그야말로 여야가 사활을 걸고 경쟁하겠죠. 티브릿지로서는 강서구의 킹메이커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양당 선거 캠페인의 잘잘못을 따져볼 수 있는 매우 유익한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치열한 선거전이 매우 기대가 되는군요.
     
     
    사람들의 생각을 똑바로 읽고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
    여론조사 & 데이터 컨설팅 전문기관 <티브릿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