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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숙의형 공론조사의 다양한 방식 -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향해서
    • 작성일2023/07/17 14:35
    • 조회 89

    최근 국회가 11억 원을 투자하여 숙의형 공론조사(deliberative poll)를 실시했습니다.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내용 묻기 위해서 입니다. 조사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시민참여단이 선정되며, 이들에게 사전 의견 조사를 실시한 후에 전문가 발표, 토론, 질의응답 등의 과정을 진행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후 의견 조사를 통해 시민참여단의 최종 선택이 발표됩니다.

     

    조사 설계와 실무는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리서치가 담당하였습니다. 무작위 전화 결기(Random Digit Dialing) 방식을 통해 성, 연령, 지역 등을 고려하여 총 500명의 국민대표 시민참여단을 선정하였습니다. KBS 다원 생중계를 통해 6월 6일과 13일에 서울, 대구, 대전, 부산, 광주 등 5개 지역에서 공론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시민참여단은 공론화 과정 이전에 e-러닝 수강과 숙의 자료집 등을 통해 선거제도에 대해 학습하였습니다. 숙의 및 토론 과정은 KBS의 생방송 프로그램인 "<선거제도 공론화, 500인 회의>"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숙의형 공론조사의 창시자는 현재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의 커뮤니케이션학 교수이자 숙의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인 제임스 피쉬킨(James S. Fishkin)입니다. 이 조사의 핵심은 무작위 샘플링, 분임 토론 등과 같은 과학적 방식과 풍부한 정보 제공입니다.

     

     

     

     

    한국에서는 2017년에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숙의형 공론조사가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이후에도 대입제도 개편, 제주 영리병원 설립, 대전 월평공원 개발 등 다양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공론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월평공원 공론화에는 티브릿지도 참여했습니다.

     

    숙의형 공론조사는 성숙한 민주주의적 의사결정을 위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민참여단의 선정 과정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견해를 대표할 수 있으며, 숙의 과정에서 다양한 정보를 학습하고 전문적인 의견을 접하며 토론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시민참여단의 최종 의견을 수용하여 정책 결정을 내린다면 그 결정은 보다 타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번 공론조사에 110억 원이 투자되었음에도 국회가 이를 참고만 하고, 결정은 시민참여단의 의견과 무관하게 내린다면 과정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습니다.

     

    티브릿지는 더 많은 정보 → 관심 → 참여를 통해 좋은 정치와 성숙한 민주주의를 추구하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숙의형 웹조사입니다. 2018년 티브릿지(당시 회사명은 타임리서치)는 한겨레, 비영리 공공 조사 네트워크인 공공의창과 함께 그 당시 뜨거웠던 난민을 주제로 한 여론조사를 기획했습니다. 

     

    숙의형 웹조사는 조사 과정을 통해 응답자가 숙의(熟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조사의 포인트입니다. 웹조사의 장점을 살려 찬성하는 사람에게는 다양한 반대 논리를, 반대하는 사람에게는 다양한 반대 논리를 제공했습니다. 이 과정이 총 6번 반복했습니다. 

     

     

    경기도 공론화 조사 캡처

     

     

    다른 하나는 온라인 공론조사입니다. 시민참여단 모집, 여론조사, 토론 등의 과정을 전부 또는 일부를 온라인으로 대체하여 시간·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났습니다.

     

    2021년에 두 건의 공론조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는데, KBS 수신료 인상과 서울시 광역자원 회수시설에 관한 것입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조사에 약 46억, 대입 개편에는 약 27억의 비용이 들었다면 온라인 방식의 KBS 수신료는 약 4억, 서울시는 약 2억이 소요됐습니다. (*업체 모집 공고상 금액으로 실제 집행 금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

     

     

     

     

    “The central idea of deliberative polling is to use random samples, not for their predictability, but for their representativeness, to make democracy more deliberative, and in the process, more meaningful.”

    (숙의형 공론조사의 핵심은 예측 가능성이 아니라 대표성을 위해 무작위 표본을 사용하여, 민주주의를 더 심사숙고하게 만들고, 그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를 더 의미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피쉬킨 교수가 말한 대표성과 의미 있는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관점에서 공론조사가 더욱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이 점차 보편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람들의 생각을 똑바로 읽고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
    여론조사 & 데이터 컨설팅 전문기관 <티브릿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