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문해력, 두 번째 이야기
- 작성일2023/07/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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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한 문제 풀어볼까요?
Q. 다음 두 후보의 지지율 그래프를 비교적 제대로 읽은 것은?
①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대략 5분의 1로 줄어들었다.
② B 후보의 지지율이 A 후보의 지지율을 역전하기 시작했다.
③ A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할 확률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④ 7월 4일에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이미 10% 이하로 떨어졌다.
⑤ 수치가 맞는다면 7월 7일 지지 후보를 밝힌 사람들의 비율이 감소했다.
이 내용은 책 '읽었다는 착각 - 어른들을 위한 문해력 수업'에서 소개되었습니다. '2022 성인 문해력 테스트'에 포함된 문제였으며, 350명의 참여자 중 74.3%가 틀렸을 정도로 오답률이 높았다고 합니다. 정답은 ⑤번입니다.
① 그래프의 모양이 아니라 수치를 봐야 하는데, 격차가 24.5% → 13.0%로 절반가량 줄었으므로, 오답
② 격차가 줄어들긴 하지만 두 후보의 지지율 곡선이 교차하지 않았으므로, 오답 (그래프에 삽입된 '대역전의 시작'이라는 문구는 소위 '낚시용'이라고 합니다. 가끔 언론에서 이런 시도를 하곤 하죠.)
③ A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 추세이지만, 여전히 13.0%p 차이로 우위를 보이고 있으므로, 오답 (조사 자체가 두 후보의 당선확률을 보여주는 건 아니라는 부연 설명도 있습니다.)
④ 최종 지지율 차이가 13.0%p인데, 전의 지지율 차이가 그보다 작을 수는 없으므로, 오답
⑤ 최초 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합은 54.9% → 마지막 조사에서는 51.8%로, 두 후보를 선택한 비율은 줄고 무응답자가 늘었으므로, 정답
문제는 "문자, 숫자, 시각 정보 등이 혼합된 그래프를 얼마나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문해력이 향상된 성인이라면 여론조사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그래프를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후보나 유권자는 여기까지 이해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티브릿지와 같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관련한 컨설팅도 가능합니다.
만약 선거일이 가까워졌을 때 위의 결과를 받아들인다면, A 후보와 B 후보 모두 비상 계획을 가동해야 할 것입니다. A 후보는 지지율 반등을, B 후보는 역전을 노릴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두 후보는 무응답자 증가와 관련하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선거여론조사는 선거 결과를 예측해주지는 않지만, 흐름은 중요합니다. 보통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무응답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1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유권자들이 관망세로 돌아갔다는 상황으로 해석됩니다. A 후보의 캠페인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입니다. B 후보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프랑스의 정치학자인 모리스 뒤베르제는 소선거구제/결선투표 없는 단순다수대표제는 양당제를, 중대선거구제/비례대표제/결선투표제는 다당제를 낳는다는 2가지 가설을 제안했습니다. 이를 뒤베르제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소선거구제가 양당 체제를 낳는 메커니즘은 기계적인 기능(mechanical effect)과 심리적인 기능(psychological effect)으로 나뉘는데, 여기서 소선거구제는 '사표 방지 심리'를 일으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소선거구제는 표가 인정되기 위해 될 가능성이 큰 정당이나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은 소선거구제/단순다수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거대 양당이 총 300석 중 284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분도 선거에서 지지 정당이나 후보를 선택할 때 당선 가능성을 중요하게 고려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선거여론조사에서 알려주는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하여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언론이나 좋아하는 유튜버가 주장하는 대로 믿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읽었다는 착각'을 버리고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론조사 문해력, 그 첫번째 이야기
사람들의 생각을 똑바로 읽고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
여론조사 & 데이터 컨설팅 전문기관 <티브릿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