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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의 호감도를 키우는 캠페인 전략
    • 작성일2024/03/06 12:55
    • 조회 10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후보자들이 현재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활동은 '인지도 올리기'입니다.

    본인의 인지도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출퇴근 시간대에 길목에서 인사를 나누기도 합니다. 출판기념회를 준비하거나 프레스키트를 만들어 언론 홍보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같은 SNS나 문자 메시지 역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죠.

    합리적인 전략입니다. 유권자들은 잘 모르는 후보자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후보자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잠재적 지지층이 확대됩니다. 특히 현안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나 정책·공약이 자신의 가치관이나 관심사와 부합하는 경우 익숙한 인물에게 투표할 확률이 더욱 증가합니다. 지금처럼 많은 후보자가 당내 경선을 준비하며 캠페인에 매진하는 시기가 인지도 향상을 위한 노력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높은 인지도가 반드시 높은 지지율로 이어지는 것일까요? 특정 후보자를 인지하고 있는 집단을 잠재적 지지층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이들이 실제 투표장에서 해당 후보를 선택하게 되는 과정은 '인지 → 호감' 혹은 '인지 → 비호감'의 경로를 거치게 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인지에서 호감으로 전환되는 단계인데요, 이는 후보자와의 정서적 거리감을 좁히고 일체감을 형성하는 과정입니다. 후보자가 소속되거나 대변하는 집단의 성격과 가치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인식되어야 호감이 생기고, 잠재적 지지가 실제 투표로 이어진다는 의미입니다.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에 정권을 넘겨주긴 했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도 40%가 넘는 지지도를 유지하며 국민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정부의 국정 운영이나 정책 방향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과는 별개로, 문재인이라는 개인에 대한 호감도는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그의 휴먼브랜드는 어떠한 요소들로 구성되어 그토록 오랫동안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을까요? 퍼스널 아이덴티티(Personal Identity) 전략을 고민하는 후보자들을 위해, 티브릿지가 몇 가지 팁을 드리고자 합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선거에 처음 출마했을 당시 국민들에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라는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서 깊은 슬픔과 비통함을 내면에 담고 의연하게 조문객을 맞이하던 그의 신뢰감 있는 모습이 그를 곧바로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로 이끌었습니다. 이 시점까지 그의 PI는 능력(이력)과 태도(이미지)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2022년 대통령선거를 흔히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고들 하고, 2017년 대선이 탄핵 선거였다면, 2012년은 진정한 의미에서 인물과 비전을 중심으로 경쟁했던 선거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문 전 대통령의 호감형 이미지는 이 선거 과정에서 펼친 일관된 홍보 전략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구축되고 견고하게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TV 광고 세 편을 되짚어보겠습니다.

    1. 출정식 편 "나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다 – 서민 정치인"

    대선 캠페인 광고로는 특이하게도 후보자의 자택이 도입부의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맨발로 독서를 하거나 잠시 휴식을 취하는 후보자, 다림질하는 배우자, 집 곳곳에 놓여있는 가족사진들. 유명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흥미로움과 함께 '아, 저 사람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서민이구나'라는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유권자와의 정서적 거리감을 줄이고 친근감을 형성하려는 전략적 접근입니다. ​​​​​2. 설렘 편 "내 삶을 바꿔줄 수 있는 사람이다 – 민생을 챙기는 소통하는 정치인"

    의료비, 대학 등록금, 주택 구입, 취업난 등의 현안을 해결하는 정치가 삶을 변화시키는 정치이자 새로운 정치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야당 후보임에도 여당 비판보다는 새로운 미래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광고 전체에 걸쳐 여러 시민들이 직접 출연하고 많은 사람들 속의 후보 모습을 강조하는 등 경청·소통·교감의 이미지를 부각한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3. 대통령의 자격 편 "살아온 날을 보니 대통령 할만한 사람이다 –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

    청와대 비서실장 경력의 문재인 후보가 어떤 삶의 여정을 거쳐왔는지, 어떤 가치관을 지녔는지, 어떤 정치를 구현하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PI의 종합적 집약체와 같은 광고입니다. 가난, 실향민, 맏아들, 특전사, 인권변호사 등의 키워드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의연, 당당, 겸손과 같은 인품을 자연스럽게 표현합니다. '서민의 눈물'로 문재인식 정치를 상징화합니다. 이러한 단계를 거쳐 문 전 대통령의 휴먼브랜드가 효과적으로 구축되었고, 비록 이 선거에서는 승리하지 못했으나 2017년 마침내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되었죠.

    물론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후보자들이 대선후보 수준의 홍보 전략을 구사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역량, 태도, 가치관을 토대로 어떤 정치인으로 인식되기를 원하는지, 어떤 정치를 실현하고 싶은지에 관한 일관된 브랜드 전략은 정치를 지향하는 모든 이에게 필수적입니다. 지금까지 출퇴근 인사, 피케팅, 행사 참석 사진이나 영상, 또는 단순한 일정이나 행사 안내 문자 등으로 인지도를 높이려 노력해오셨다면, 이제는 잠재적 우호세력을 적극적 지지층으로 전환하기 위한 호감도 형성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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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조사 & 데이터 컨설팅 전문기관 <티브릿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