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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킹메이커 유튜브 촬영일기 10 - 경상남도 창원시 (상)편
    • 작성일2024/01/24 17:23
    • 조회 459

     

     

     

    데이터로 도시를 탐색해보는 티브릿지의 유튜브 채널 <킹메이커>는, 평범해 보이지만 무척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모여 단순해 보이는 데이터로 매우 입체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그런 방송입니다.


     

     

    진행자 박해성 대표는 정치·선거·공공 분야의 여론조사와 빅데이터 컨설팅이 전문 분야인 여의도 아저씨입니다. 인터넷 언론사 <프레시안>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네이버에도 연재됩니다. 지금까지는 데이터 전문가들의 분석을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오다가 촬영이 거듭되며 분량에 욕심이 생겼는지 이번 편에서는 많은 의견을 쏟아냈습니다.

     

    빅데이터·AI 상권분석 전문가인 김영갑 교수는 수많은 블로그 구독자가 글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리는 상권분석 계의 스타 플레이어이자 공인된 인플루언서입니다. 데이터로 도시를 분석할 때 머천다이징의 중요성이라든지 1인당 소비공헌도와 같은 지수의 효용성을 보여주며 콘텐츠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깎는 노인', '도시 찍새'라는 별명을 가진 나이스 지니데이터 주시태 실장은 데이터 중독자답지 않게 큰 그림을 그려내는 사람입니다. 나무의 종류와 자라는 속도 등을 보며 숲의 현 상태를 진단할 뿐 아니라, 더욱 풍성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제언을 빼놓지 않습니다.

    LG U+ 이종수 책임은 '데이터 보부상'을 자처합니다. 깊이 있는 분석을 위해서라면 어떤 데이터라도 찾아서 가져오기 때문이죠. 핵심적으로는 유동 인구 및 가구 유형 데이터와 핫플레이스 분석을 도맡고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는 인구변화의 역사를 소개하며 모두를 놀라게(웃게) 했는데요, 이번에는 아예 조선시대까지 등장했습니다.

     

     

    케미를 맞추기 위해 회식 자리를 가진 출연진과 연출진

     

     

     

    선거 빅데이터 플랫폼인 킹메이커를 탄생시킨 쉽지 않았던 여정과 유튜브 촬영, 깊은 담화를 나눈 회식 등을 거듭하며 현재 네 아저씨의 캐미가 폭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김포시 촬영과 최근의 영상을 비교해보시면 아마 금방 아실 겁니다. 서두가 길었네요. 바로 촬영 현장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오늘도 역시 주시태 실장의 도시 소개로 시작합니다. 이제까지 서울, 경기, 호남, 영동, 호서 권역 등의 도시들을 다루면서 빠진 곳이 있습니다. 영남지역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경상남도의 창원시를 선정했습니다. 창원시는 수원, 고양, 용인과 더불어 인구수가 100만 명이 넘는 4개 특례시 중 하나인데요, 이 네 도시 중 유일하게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덩치는 큰데 기세가 줄고 있다' 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죠. 창원시가 선택된 이유입니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경제활동과 생활안전, 건강 보건, 주거환경 등 크게 4개 차원의 정량 지표를 토대로 산출하는 ‘사회 안전 지수’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순위가 높을수록 ‘살기 좋은 지역’을 의미하는데요, 2023년에는 표본이 적은 45개 지자체를 제외하고 총 184개의 시군구를 대상으로 평가했는데요, 경기 과천시가 작년에 이어 1위에 올랐습니다. 특례시들의 상황은 어떨까요? 경기 성남시가 5위이고 용인시 14위, 고양시 15위로 A등급(1~30위까지)을 받았습니다. 창원시는 57위로 B등급(31~60위)에서 꼴지를 겨우 면한 수준입니다.

    창원시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박해성 대표의 말에 따르면 과거의 창원시민들은 ‘서울 다음은 창원’이라는 자부심으로 부산의 눈총을 받았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창원은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이게 이번 촬영의 핵심 주제입니다.

     

    “창원시의 역사를 인구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이종수 책임이 나서네요. 설명을 요약하자면, 조선시대 창원부 → 일제 강점기 마산부, 창원군 → 1950년대 마산시, 창원군, 진해시 → 1980년 마산시, 창원시, 창원군, 진해시 → 1995년 마산시, 창원시, 진해시 → 2010년 통합창원시가 출범했다는 스토리입니다. 통합 당시만 해도 창원시의 인구가 109만 명으로 지자체 중 전국 1위였다고 하는데요, 현재는 수원, 고양, 용인에 이은 4위입니다.

     창원시의 인구는 감소 추세를 보이며 2023년 9월에는 101만 명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2024년 04월 기준 100만명). 창원시가 ‘인구 백만 사수 TF팀’까지 출범시켰을 정도이니 위기감이 상당해 보입니다. 인구 구성의 변화 트렌드는 더 심각합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의 세대별 인구 증가율을 분석해보니 40세 이하 인구는 16~23% 감소하고 60세 이상 인구가 32~36% 증가했습니다. 노령화지수로 환산해보면 2017년 0.94에서 2022년 1.53으로, 이 정도면 인구의 구조가 바뀌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직 전국 평균인 1.67보다는 조금 낮지만, 젊은 도시에서 노령화를 코앞에 둔 지역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주시태 실장이 이어갑니다. 통합창원시는 당시 50만 3천 명의 창원시, 40만 6천 명의 마산시, 17만 1천 명의 진해시가 합쳐져 탄생했는데요, 우리 역사에서 보기 드문 대도시 간의 통합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갈등 요인도 많았습니다. 통합시의 이름을 어떻게 할 것인지부터 시작해 새로운 야구장을 어디에 지을 거냐는 문제까지 크고 작은 다툼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면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민감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저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거죠. 여전히 창원, 마산, 진해 주민들 사이에는 묘한 거리감과 경쟁심이 보입니다. 이런 점들이 통합의 시너지를 내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주시태 실장의 분석입니다. 도시가 온전히 통합하려면 30년은 걸린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하자면, 통합창원시의 통합은 완성되었다기보다 현재진행형이라고 여겨야 할 것 같습니다.

    창원시가 사실상 통합의 과정에 있다는 건 알겠는데, 인구는 왜 줄어드는 걸까요? 박해성 대표의 질문에 인구전문가, 이종수 책임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우선 창원시의 주요 산업인 조선, 기계, 자동차 분야의 불황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며 지역 내 일자리 감소가 크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현대로템, LG전자 등의 대기업과 신시가지가 조성된 성산구의 상황은 좀 나은 편이지만, 중견·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은 의창구는 이런 흐름에 취약해 인구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합포구와 회원구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인프라, 외국기업의 철수, 한일합섬의 부도 등 지역 산업 붕괴와 마산 해양 신도시 실패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인구 감소 요인으로는 다른 지방과 마찬가지로 수도권 집중 현상의 여파입니다. 20대가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현상은 개인 차원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비싼 집값 문제입니다. 공동주택 공실이 많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김해의 장유, 진영, 양산 등으로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거죠.

    1편의 마지막 순서로 통합창원시의 성적표를 공개하겠습니다. 앞서 살펴본 인구 감소의 측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지역 내 총생산(GRDP)은 어떨까요? 2010년 통합창원시 출범 이후 연평균 성장률은 7.09%였는데, 이후 1.88%까지 급감했습니다만 창원시만의 현상은 아니라고 하네요. 여전히 경상남도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성장이 멈췄다’라고 평가하는 것은 지나치다, 고 주시태 실장이 지적합니다. 통합은 했지만, 창원, 마산, 진해는 아직도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마디로 통합의 시너지가 나는 상황은 아니라는 거죠. “물리적 결합은 이루어졌지만 화학적 결합은 이루지 못했다.” 박해성 대표가 정리합니다.

     

     

     

     

     

    창원은 1980~90년대를 거치는 동안 한국 노동운동의 메카이기도 했습니다. 2023년 창원시의 산업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GRDP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산업구성에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제조업 분야를 보면 2010년 55%에서 2020년 44%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었습니다. 도소매, 숙박 및 음식, 전기·가스·수도사업 등도 함께 감소한 산업입니다. 반면 사업서비스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부동산, 건설, 교육서비스업 등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합 당시 사회 인프라를 늘리겠다는 약속이 어느 정도 실현된 걸로도 볼 수 있는데요. 다만 창원시 전체의 데이터이므로 마산, 창원, 진해 각 지역에 어느 정도 분배가 되었는지는 좀 더 살펴봐야 할 과제로 남겨졌습니다.

    2편은 상권분석으로 들어갑니다. 상남동 이야기가 후끈하게 이어지기도 했는데요. 그 이면에는 도시를 디자인하는 사람들이 생각해봐야 할 교훈도 숨어있었습니다. 아직 뼈가 맞춰지지 않아 움직일 때마다 삐걱대는, 공룡 같은 통합창원시의 흥미로운 모습을 곧 소개하겠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을 똑바로 읽고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
    여론조사 & 데이터 컨설팅 전문기관 <티브릿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