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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선거캠페인] 투표율을 높이는 선거 캠페인 전략
    • 작성일2024/01/11 16:05
    • 조회 545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투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답은, 투표를 ‘도덕적 의무’로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요? 공공정책과 행정학 전문가인 미국 경제학자 앤서니 다운스(Anthony Downs)는 시민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요인 중에 ‘사회에 대한 의무감’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치적 효능감’ 또한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힘이 있을 것 같습니다. 1996년 <책임 있는 유권자(The Responsible Electorate)>라는 논문에서 ‘부동층 유권자(switcher)’ 개념을 소개한 미국의 정치학자 발디머 올랜도 키 주니어(Valdimer 0Orlando Key Jr.)는 본인의 행동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인식할 때 시민들이 투표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지인들이 모두 투표한다면, 투표에 참여할 동기가 더 많이 부여될 것 같습니다. 주변의 영향도 크겠지요. 폴 펠릭스 라자스펠드(Paul Felix Lazarsfeld)라는 오스트리아계 미국인 사회학자가 있는데요, 그는 사회적 규범이나 동료의 영향력이 투표 행동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유명한 정치 철학자인 로렌 E. 로마스키(Loren E. Lomasky)는 개인의 가치관 및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투표하기도 하며, 이를 ‘표현 투표(expressive voting)’라는 개념을 들어 설명합니다. 투표 행위가 일종의 자기표현의 한 형태라는 것이죠. 앞서 등장한 '합리적 선택 모델'이 자신의 이익을 지키고 정책 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욕구를 주요 투표 동기로 보았다면, 로마스키의 관점은 시민들의 정치참여가 가지는 다양한 성격을 강조해 민주주의 담론을 풍부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사람들이 투표하는 이유가 다채로워질수록,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한 정당이나 후보자의 접근법도 더 섬세해져야 하지 않을까요? 선거일이 가까워져 선거관리위원회와 같은 국가 기관에서 매스미디어를 통해 ‘투표에 참여하자’라고 독려하는 건 일종의 도덕적 의무감이나 사회적 규범에 호소하는 방식일 겁니다. 반면, 로마스키가 말한 표현 투표라고 한다면 일종의 정당 투표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거대 양당이 양극화된 이념을 대변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더욱 그렇겠죠. 성공한 사례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만, 선거 때가 되면 등장하는 제3의 정당이나 인물에 대한 열광도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중도적 가치 지향, 양당 체제에 대한 반대, 정당에 귀속되지 않는 사람에게 표를 던지기 등으로 나를 표현하는 투표 행태의 일종입니다.


     이런 식으로 분석해보자면, 여권이 쏘아 올린 메가시티(기존 대형 중심지를 기준으로 생활권이 형성된 도시)라는 구상은 ‘정치적 효능감’에 소구하는 전략에 가깝습니다. '국민의힘에게 투표하면 김포시민은 서울시민이 된다.', '서울 인근의 다른 경기도 주민들에게도 그런 기회가 갈 수 있다.',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고 집값도 올라간다.', '영·호남·충청 등 다른 권역도 원하면 메가시티 프로젝트가 가능하다.' 등의 메시지로 유권자를 공략하고 있죠. 중도·무당층이나 소극 지지층을 주로 겨냥하고 있을 겁니다.

     

     

     

     

     정리해볼까요?

     투표를 도덕이나 규범으로 인식하는 분들은 대개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사람들입니다. 정당 일체감이 높은 적극 지지층은 국회의원 선거처럼 중요한 선거에는 대부분 투표하러 나옵니다. 다시 말하자면, 투표율을 높여야 유리하다고 판단한다면 결국 구체적인 변화의 상을 제시하고 잠재 지지층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죠.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용산구의 16개 동 중 투표율 70% 이상을 기록한 지역은 이촌1동(71.64%) > 효창동(71.08%) > 이촌2동(70.18%) 등 세 곳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라면 이 중 효창동의 진보성향 신규 유입층과 소극 지지층을 투표에 참여시키는 전략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16개 동에서 진보/보수 핵심 지지층의 수 차이가 가장 적은 곳이고, 유권자 수 대비 진보성향 잠재 지지층의 비율이 34%로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투표소별로 살펴보면 어떨까요? 효창동에는 3개의 투표소가 있는데 2 투표소(61.6%) > 3 투표소(56.4%) >1 투표소(55.7%) 순입니다. 당시 민주당 후보는 관내 사전투표와 1투표소에서는 승리했지만, 2·3투표소에서는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2·3투표소는 보수 적극 지지층의 비율이 더 높지만, 진보와 별 차이 나지 않는 규모인데다가 양 진영 잠재 지지층의 비중을 고려하면 민주당도 충분히 노려볼만한 지역입니다. 투표율과 핵심·잠재 지지층의 규모로 봤을 때 3투표소를 1순위로 공략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이제 유세 일정을 짜 볼 차례입니다. 효창동에서는 어디를 가는 게 효율성 높은 캠페인 동선이 될까요? 선거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티브릿지의 킹메이커 유권자 지도를 통해 분석해보니 효창동은 10대 이하의 인구와 교육 서비스 비율이 높은 유형에 속했고 주거인구로는 30대(18.7%), 직업군별로는 급여소득자(44%)가 많은 동네였습니다. 가구 유형별로는 3~4인 가구(26%)가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통·금융·공공·의료 등 생활 편의시설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환경도 눈에 띕니다.


     효창동의 유동 인구 데이터에 따르면 평일에는 퇴근 시간대인 오후 7~9시에 사람이 가장 많다고 하는데요, 급여소득자가 많은 동네 특성과 일치하는 분석입니다. 효창공원앞역과 한샘마트 부근, 용산 노인전문요양원, 서울자동차고등학교, 향군회관 등의 위치에서 인구 밀집도가 높았습니다. 퇴근 인사 캠페인을 전개하기 적합한 주거지로는 세양청마루아파트, 효창맨션아파트, 한빛하이츠, 삼안효창베네스빌아파트, 울트라멤버스아파트 등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새마을금고에서 필라테스파크를 거쳐 한샘마트까지 이르는 거리의 식당과 카페 등도 유권자를 만나기 쉬운 장소로 분석됩니다.


     30대 남성을 만나려면 어딜 가는 게 좋을까요? 앞의 스팟 외에도 대성효창아파트, 아이딜아파트, 효창아트빌2차아파트, 임선웰빙아파트 등의 단지와 하나테니스아카데미를 찾으면 되겠습니다. 그들에게 어떤 이야길 할까요? 사회 초년생이자 생활인으로서의 고충에 공감하고 실용적인 공약을 제시하면 어떨까요? 킹메이커 분석에 따르면, 효창동은 고양시 일산3동, 군포시 산본2동, 성남시 구미1동 등의 경기도 세 개 지역과 서울시 성동구 응봉동과 유사한 유형으로 나타납니다. 현재 응봉동은 민주당 원내대표인 홍익표 의원의 선거구에 포함돼 있는데요, 그의 2020년 공약을 보면 어린이 안전이라든지 육아 지원, 생활체육시설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효창동을 공략하고자 하는 후보자라면 유사지역의 정책 방향성을 참고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예전에 광고에서는 현재 선거 캠페인의 모습처럼 노출의 빈도 등 물량 공세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이, 더 자주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데요, '광고나 마케팅 활동의 성과를 중점적으로 측정하고 최적화하는 전략'이라고 합니다. AI 기술 등을 활용해 필요한 사람에게 더 정확하게 도달하고, 그 사람의 생활양식이나 사고방식에 적합하게 설득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광고를 본 사람이 상품을 자세히 알아보거나 구매로 연결되는 ‘전환율’이 상당히 높아지는 방식입니다.

     

     


    마케팅은 왜 이렇게 변하고 있을까요?

    "소비자가 달라졌기 때문이죠." 티브릿지가 오늘 만난 전문가의 대답입니다.

    “선거 캠페인도 분명한 변화가 있을 겁니다. 과거와 같이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메시지와 무작정 동네를 훑는 방식의 유세로는 누구의 호응도 받기 어려울 겁니다. 유권자가 달라졌기 때문이죠.” 그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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