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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선거캠페인] 한국 '데이터 선거'의 원년이 될 2024 총선
    • 작성일2024/01/11 16:05
    • 조회 142

     

     

     

     

     

     

    " 전 세계에서 시장 조사가 없는 산업은 선거 운동뿐일 겁니다"

     

     

     

     

    미국공화당 대선주자인 릭페리 텍사스 주지사 (AP=연합뉴스)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일시적으로 전국 1위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던 텍사스 주지사 제임스 릭 페리(James Richard Perry)의 선거 캠프 수석 전략가였던 데이브 카니(Dave Carney)의 말입니다. 당시만 해도 미국 선거는 '직감'의 영역이었던 것이죠.

     

     당년도에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사람은 바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었습니다. 그가 승리할 수 있었던 도구는 '마이크로 타겟팅(Micro Targeting)'이었습니다.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영입하고 개인화된 이메일을 보내는 등 유권자에게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메시지를 모아 분석해보니 종류는 무려 800개나 되었을 뿐만 아니라, 1,500개의 개인별 내용 변형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전략은 미국의 선거 캠페인에서 데이터의 수집, 분석, 활용 기술이 발전한 결실처럼 보이겠지만, 해당 선거 캠페인은 전략적 혁명으로 평가될 만큼 새로웠습니다. 전통과 타성, 직감에 규정된 선거였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처럼요.

     

     

     

     

     오바마의 마이크로 타겟팅 전략을 계기로 미국의 선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구석기에서 신석기 그리고 청동기에서 철기시대로 점진적인 변화를 맞이했지만, 미국 선거 캠페인에서의 변화는 구석기에서 철기 시대로 훌쩍 뛰어넘은 것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인식 수준을 고려할 때 선거 캠페인의 대전환 시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22대 총선에서는 한국 데이터 선거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당장 맞춤형 메시지를 개별화된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법적 제도적 기술적 환경이 안되지만, 선거구의 전략 지역을 찾아내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용산구를 살펴볼까요?

     

     선거 캠페인 전략을 수립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입니다. 용산구처럼 다수의 선거구가 있는 경우, 모든 전력을 골고루 분배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티브릿지라면, 기준을 세워 n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물적, 인적 자원을 배분하겠습니다. 그만큼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며, 선거 상황과 지역 특성에 따라 그룹을 나누어 자원을 배분해야 합니다.

     여러 기준으로 그룹을 나눌 수 있지만, 데이터를 활용하는 선거 캠페인을 조금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유권자수를 기준으로 나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용산구에서는 유권자 수에 따라 1그룹부터 4그룹까지 나눌 수 있습니다. 유권자가 15,000명이 넘는 1그룹은 이촌1동 > 청파동 > 한남동 > 한강로동 > 후암동 등 5개 동이고, 10,000~15,000명 사이의 유권자가 있는 원효로1동> 보광동 > 원효로2동 > 서빙고동 > 용문동 등 5개 동이 있습니다. 유권자 8,000명을 기준으로 한다면 3그룹의 용산2가동 > 효창동 > 이태원2동과 8,000명 이하의 유권자로 이루어진 4그룹으로 이촌 2동 > 남영동 > 이태원1동을 묶을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라면 선거 캠페인 초반에 1그룹 중 청파동에 신경을 많이 써야할 것 같습니다. 유권자 규모가 크다는 점도 있지만, 용산구의 16개 동 중 진보 성향을 띈 적극 지지층이 3,376명으로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이 곳에서 지지세력을 모아 선거 중반기에 이르기 전에 중도 무당층으로 외연확대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청파동에서의 우선순위도 결정해볼까요?

    투표소별로 살펴보면, 4-3-5-2-6-1 투표소 순서로 유권자 수가 많습니다. 청파동 4투표소는 6투표도, 사전투표소와 함께 청파동 주민센터에 위치해 있고, 3투표소는 청파초등학교에, 5투표소는 선린중학교에 위치해 있습니다. 2투표소는 배문고등학교, 1투표소는 구립 청파도서관에 위치해 있다는 걸 파악했는데요, 유권자 수와 투표소의 위치를 연결해보니 감이 오시죠? 

     

     

     다음으로 투표소별 선거 결과도 확인해보겠습니다. 모든 투표소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으나, 5투표소의 결과가 눈에  밟힙니다. 유권자 수가 1,000명이 넘는 2~5의 4개 투표소 중 유일하게 가까스로 100표 미만의 차이로 앞선 결과가 나왔거든요. 그렇다면 청파동에서는 5투표소에 해당하는 지역이 최우선 공략 대상입니다.

     사람들을 만나러 나가기 전에 괜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 티브릿지의 선거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인 킹메이커로 '유동 인구 현황'을 분석해야겠습니다.  토요일 후보자 동선 계획을 세우려고 들여다보니, 평일과 같이 오후 7시에서 9시 사이의 유동 인구가 가장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밀집도가 높은 곳 중 하나인 숙명여자대학교 ‘모두의 거리’라고 불리는 곳이 좋겠네요. 음식점과 카페들이 즐비해 있어 자연스럽게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면 될 것 같습니다.

     

     

    청파동 주거인 구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20대 여성은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기도 합니다. 이 사람들이게 나를 먼저 알리고자 할 때, 다시 한 번 킹메이커의 히트맵 분석을 확인합니다.  '모두의 거리' 이외에도 편의점, 슈퍼마켓, 올리브영 부근의 밀집도가 높게 나타나고요, 금강산 식당 부근도 20대 여성이 많은 것으로 확인되네요. 

     

     

     

     

     20대 여성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30대 남성을 만나기 위해서는 동진빌라와 한마음빌라트를 찾아가면되시겠습니다. 그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은 6떡갈비, 은영이네(한식), 포대포(돼지고기구기) 등 20대 여성과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거주하는 각 그룹의 주요한 유권자층을 고려하여 선거 캠페인을 전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투표소별 선거 결과와 유동 인구 현황을 고려하여 효율적인 선거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마이크로 타겟팅은 선거 캠페인에서 더 이상 무차별적인 대중적 메시지가 아닌 개별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전략입니다. 유권자를 사람으로 대우하고 그들의 관심과 욕구에 맞춤형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정치 운동입니다. 

     

     

    모두가 모난 돌을 집어 들어 표적을 맞추려할 때, 홀로 잘 세공된 철창을 들고 정확히 찌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을 비웃지 마십시오. 새로운 패러다임은 초기엔 익숙하지 않을지라도 어느 순간에 표준(Standard)으로 자리하게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사람들의 생각을 똑바로 읽고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
    여론조사 & 데이터 컨설팅 전문기관 <티브릿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