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지형 분석]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용산구의 선거 결과는?
- 작성일2024/01/1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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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투표일이라면, 용산구의 선거결과는 어떨까요?
시뮬레이션을 해볼까요?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 경쟁자만 출마한다고 상상해봅시다. 그리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투표참여율이 매우 낮아 여당과 야당의 핵심 지지층 유권자만 투표에 참여한다고 가정해봅니다. 참고로 역대 가장 낮은 선거 참여율은 46.1%로 이명박 정부 때 치러진 제18대 총선 선거입니다. 현재 용산구의 선거인이 187,574명이고 킹메이커로 추산된 양당 핵심 유권자의 규모가 75,528명이니, 선거 참여율로 환산한 값은 40.3%가 됩니다.
이 경우 민주당 48.2% vs. 국민의힘 49.2%로 여당 경쟁자가 1%p 차이로 가까스로 이기게 됩니다. 최근 선거 결과를 기준으로 용산구의 정세를 '보수 경합우세' 정도로 보는데요, 기본 유권자 지형을 보니 데이터와 인식이 어느 정도 일치합니다. 다만, ‘경합우세’라는 말 자체가 그만큼 접전 양상이 자주 나타난다는 의미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국회의원 선거 결과도 0.7%p 차이로 갈렸고, 핵심 유권자 중심의 시뮬레이션 결과도 1.0%p의 박빙 승부를 예측하는 걸로 봐서 내년 선거에서도 초접전 선거구 중 하나로 분류되리라는 전망이 가능합니다.
다음으로 양당 모두 잠재 유권자까지 모두 동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참고로 지난 대선에서 용산구의 선거 참여율은 76.4%였고 0.7%p로 승부가 갈렸습니다. 2024년 총선이 지난 대선에 버금가는 열기로 치러진다면 역대급 총선 선거 참여율을 기록할 텐데요, 이 경우 투표에 참여할 걸로 예상되는 유권자는 136,781명으로 선거 참여율은 72.9%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이렇다면 결과는 민주당 53.1% vs. 국민의힘 46.9%로 나타나고, 민주당 후보자가 6.2%p 차이로 승리하게 됩니다. 승패가 바뀌고 격차가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박빙 승부를 겨룹니다.
실제 용산구의 선거 결과는 이 두 시나리오 사이에서 발생할 텐데요, 킹메이커의 용산구 지지층 분석을 살펴보면, 진보 지향성 잠재 유권자의 규모가 36,178명으로 보수 지향성 유권자보다 11,103명이 더 많습니다. 앞의 시뮬레이션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민주당이 승부를 보려면 '잠재 유권자 공략이 관건'이라고 판단해야 할 대목입니다.
티브릿지의 전망은 이렇습니다. <2024년 국회의원 선거는 윤석열 정부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선거이므로,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가진다. 심판의 주체가 되는 야당의 동원력은 강해지고 평가를 받게 되는 여권은 수세적 위치에 서게 됩니다> 지난 서울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 보셨죠? 정부·여당이 선거의 성격을 어떻게 바꿔보려고 해도, 국민은 이미 정부에 대한 성적을 매길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럼 잠재 지지 유권자 공략에서 승부를 보아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관점에서 분석을 이어가 보겠습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봅시다. 잠재 지지 유권자는 다시 중도·무당층과 신규 유입·소극 지지 유권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중 더 우선해서 공략해야 할 대상은 누구일까요? 정답은 중도·무당층입니다. 신규 유입·소극 지지 유권자는 선거에 참여할 가능성이 더 작은 집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 킹메이커 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해 민주당의 진보적 중도·무당층 공략을 위한 읍면동별 순위를 매겨보겠습니다. 1등은 이촌1동으로 1,651명입니다. 2등은 1,130명의 후암동, 3등은 1,068명의 청파동입니다. 어떻게 본다면, 민주당이 진보/보수라든가 중도/신규 유입 등의 구분 없이 잠재 유권자 전체를 대상으로 공략해보겠다는 전략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이촌1동(7,632명) > 한남동(4,574명) > 한강로동(4,529명) 등의 순으로 캠페인 계획을 수립하면 됩니다. 이촌1동이 보수 지향성이 강한 동네이긴 하지만, 잠재 유권자수를 고려하면 민주당이 포기하면 안 되는 지역이라는 점도 기억해야합니다.
그럼 이촌1동에서는 어떤 순서로 동선을 짜는 게 좋을까요?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이촌1동의 모든 투표소에서 당시 미래통합당 권영세 후보가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했습니다. 민주당이라면 이 지역의 보수색채를 고려해 진보 지향성 중도·무당층을 최우선 타겟으로 하는 게 현실적일 것 같습니다.
이촌1동에는 총 다섯 개의 투표소가 있는데요, 진보 지향성 중도·무당층의 규모는 2투표소 > 4투표소 > 1투표소 > 3투표소 > 5투표소 순입니다. 킹메이커의 지도로 확인하니 2투표소의 위치는 주민센터로 지난 총선의 사전투표소이기도 했습니다. 4투표소는 용강중학교 부근, 1투표소는 한강대우아파트 등입니다. 이렇게 지역을 파악하고 예비후보자 캠페인 계획 등에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진보 지향성 중도·무당층이 이촌1동 다음으로 많은 지역은 후암동입니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18.9%p 차이로 앞섰던 우세지역입니다. 이 지역은 유동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동선을 짜는 게 효율적일 걸로 판단됩니다. 평일 시간대별로 분석해보니, 오후 7시에서 9시 사이의 유동 인구가 가장 많았습니다. 해당 시간대의 킹메이커의 히트맵을 클릭해볼까요? 우체국, 용중지구대, 후암119안전센터, 주민센터, 새마을금고, 한아름마트 부근의 명함 배포와 후암 아파트, 몬테피오레 아파트, 현대빌라, 헤나루빌라, 오페라하우스빌라 등의 주거지 중심 퇴근 인사 등과 같은 선거 캠페인 효과가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후암동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성별·세대별 인구는 30대 남성입니다. 이들을 공략하려면 어딜 찾는 게 좋을까요? 30대 남성만 필터를 적용해 킹메이커의 히트맵을 다시 구동해보니, 기존 유동 인구 밀집 지역 외에 음식점, 카페, 패스트푸드, 편의점 근처에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많은 50대 여성은 어디에 가서 만날까요? 스페이스 후암23과 같은 문화공간, 진흥마트, 그리고 주거지 중에서는 현대빌라 부근의 밀집도가 높았습니다.
선거 캠페인은 한정된 시간과 자원이라는 조건에서 에너지를 어떻게 배분해서 쏟아부을 것인지를 매번 결정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판세가 접전 양상일수록, 승부가 한 자릿수로 결정되는 선거일수록, 중도·무당층의 규모가 큰 선거일수록 작은 실수, 결정적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결과를 좌우하게 되죠.
킹메이커의 정보를 이렇게 저렇게 만지고 해석하면서 정보 이해력을 키워 나가시면 좋겠습니다. 이미 고대 캠페인으로는 투표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글을 읽고 의미를 이해해야 문맹에서 벗어날 수 있듯이,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게 될 사회에서는 데이터가 제언하는 방향을 볼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어 세상을 살아가게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