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유튜브 촬영일기 4 - 광주광역시 (하)편
- 작성일2024/01/0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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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엣지있는, ‘뾰족한’ 도시, 광주광역시를 바라며 ···"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 아픔, 자부심 등 ‘민주화의 성지’라는 묵직한 상징과 함께 살아가는 현재의 광주는 시민들의 에너지와 욕망이 정치와 행정에 투영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매년 5월되면 정장을 갖춰입은 정치인들이 방문해 엄숙한 분위기 속 과거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지역인 동시에, 연중 형형색색의 사람들이 밝고 활기차게 거리를 활보하는 생동감 넘치는 번영의 도시가 되기를 바랍니다. 광주는 글자 그대로, 찬란한 햇빛으로 표현되는 '빛고을'이니까요. 광주광역시 편 촬영이 모두 끝난 후, 티브릿지와 데이터 전문가들이 공감한 의견이었습니다.
이번 편은 광주의 상권과 생활권 분석으로 막을 열었는데요, 먼저 빅데이터 상권 분석 전문가인 김영갑 교수가 나섰습니다. ‘인구 1인당 소매업 공헌도’라는 개념으로 상권을 살펴보기로 했는데요, 이건 한 지역에서 일어나는 소매업 매출을 그 지역의 인구수로 나누어 비교해 보는 작업입니다.
광주의 경우 1인당 소매업 공헌도가 24만 원으로 산출되었습니다. 한 사람이 상점에서 무언가를 사는 데 매월 24만 원을 지출한다는 의미인데요, 전라남도와 전라북도의 1인당 소매업 공헌도는 각 16만 원 정도라고 하니 호남지역에서는 광주시민들이 평균 8만 원을 더 쓰는 셈입니다. 광주에 대형 복합쇼핑몰이라도 있다면 매출의 외부 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가정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지역 주민들이 오로지 소매업에 상대적으로 과도한 지출을 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하나 더 볼까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정보 시스템'입니다. 광주와 인구수가 비슷한 대전과 비교해보자면, 대전에는 슈퍼마켓이 총 1,835개, 광주에는 1,971개로 광주가 136개 더 많습니다. 슈퍼마켓의 월평균 매출액을 비교하면 대전이 7천만 원 내외이고, 대전 내에서 가장 매출액이 높은 유성구는 1억 1천만 원이라는군요. 그렇다면 광주는 어떨까요? 매출액이 가장 낮은 지역이 동구인데, 무려 9천만 원에 이릅니다. 다른 구들의 슈퍼마켓 월평균 매출액은 1억 3~4천만 원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인구는 비슷한데, 광주의 슈퍼마켓이 대전보다 더 많고 매출액도 높다는 이야기죠.
다음으로는 나이스 지니 데이터 주시태 실장이 상권의 규모와 특징을 분석해보았습니다. 주요 구 별로 큰 상권을 살펴보았는데요, 광산구에서는 수완동과 첨단2동 남구에서는 봉선2동의 상권이 컸고, 동구는 금남로로 잘 알려진 충장동, 북구는 양산동, 용봉동 순이었습니다.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번화가로 인식되어 있는 상무지구는 시청이 위치한 서구 치평동인데, 서구의 상권 규모는 치평동, 서창동, 풍암동 순이었습니다.
그런데 매출액과 무관하게 점포의 숫자만 본다면 광주의 음식점 수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가장 적습니다. 의외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광주'하면 자타공인 맛의 고장으로 통하는데, 광주의 음식점수는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전국 평균으로 보면 점포 100개 중 41개가 음식점이지만, 광주는 37.7개에 불과)
그럼 어떤 업종의 구성 비율이 높을까요? 앞서 계속 얘기되었던 소매업이 당연히 포함되고요, 이 외에 생활·교육·의료서비스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광주의 외식업에 초첨을 맞추어 분석해보았습니다. 광주의 음식점 중에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업종은 호프, 포장마차, 민속주점 등의 술집(유흥주점 제외)입니다. 2023년 기준 광주의 음식점 중 술집은 10.2%인데, 전국 평균이 6.9%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재미 삼아 다른 지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식점을 알아보면, 대전은 분식, 커피, 패스트푸드, 제과업 등이 음식점의 다수를 점하고 있습니다. 울산의 경우 닭·오리요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그 외 고기·일식·수산물 요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광주에서 가장 북적대는 지역을 꼽자면 단연 상무지구, 첨단지구입니다.
LGU+ 이종수 책임이 2023년 6월 한 달간의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두 지역 모두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고, 한 달 방문객은 각 30만 명 정도로 비슷한 수준입니다. 상무지구의 피크타임은 오후 6시이며 전 연령대가 고르게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중 30대가 평균 대비 3%p 정도 높았습니다. 반면 첨단지구는 오후 8시가 피크타임이고, 10~20대의 방문이 상무지구에 비해 3%p 높습니다. 상무지구는 퇴근 후 직장인 저녁 식사 위주, 첨단지구는 청년층 음주 중심이라는 예상이 도출됩니다.
주말 이동 패턴은 어떨까요? 시민들이 광주 외의 지역으로 많이 이동하는 순서는 담양 > 나주 > 장성 > 화순 > 여수 > 목포 순입니다. 그런데 아홉 번째, 열 번째로 많이 방문하는 지역이 전주와 제주도라는 점이 다소 뜻밖이었습니다. 주말을 보내기에는 꽤 장거리인데, 선호가 비교적 분명하게 나타난 것입니다.
주말 이동 인구를 가구를 기준으로 보면 1인 가구가 13%, 미취학 및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이 16.5%, 고등학생 이상 자녀를 둔 가족이 33.4%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중년 가구의 이동이 활발한 편이라는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야구장 이야기도 해보겠습니다. 광주를 연고지로 하는 기아 타이거즈의 홈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구: 무등경기장)가 있습니다. 2023년 6월에는 총 열 번의 경기가 열렸습니다. 경기를 보러 온 방문자 중 광주에 거주하는 사람이 68%, 전남 13.4%, 전북 7.7%로 나타났습니다. 이 외에 10.9%가 경기·서울·경남 등 호남권 외의 지역에서 방문한 사람들입니다.
성별로만 보면 남성이 53%로 여성보다 많았지만, 연령대까지 나누어 살펴본다면 야구장에 많이 방문한 성별 및 연령대는 20대 여성(14.4%), 20대 남성(12.6%), 40대 남성(10.7%) 순으로 20대의 야구 사랑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야구장 방문객 분석을 끝으로 광주의 요모조모를 데이터로 살펴보는 일은 마무리되었습니다. 티브릿지의 박해성 대표가 마지막 질문을 던졌습니다. “내가 광주 시장에게 제언한다면?”
나이스 지니 데이터 주시태 실장은 “큰 돌을 하나 던져 파도를 일으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광주는 평탄하고, 색깔을 못 찾고, 폐쇄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인구수나 인프라 등 대부분이 평균치이고 평탄하고 딱 중간인 그런 이미지로 인해 색깔을 못찾고 폐쇄적이 뭔가 찾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건 산업이나 상권과 같은 사회적 부의 차원일 수도 있고, 복지나 문화, 교육, 지식 같은 무형의 자산일 수도 있겠죠. 이렇게 찾은 큰 돌을 힘 있게 던지고 추진해 광주의 역동성과 활력을 찾아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LGU+ 이종수 책임은 “우리 자녀들이 광주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시대를 만들어달라”라고 말합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이종수 책임은 광주에 큰 애정을 느끼기에 청년 인재들의 외부 유출로 도시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현실을 많이 안타까워합니다. 그는 2020년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의 광주 설립과 AI 산업융합생태계 조성을 예로 들면서 세계적인 인공지능 기업 육성 등의 특화 산업 개발이 청년 인재들을 광주에 머무르게 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뾰족한 도시가 되어야 한다.”
빅데이터 상권 분석 전문가인 김영갑 교수의 지적이었습니다. 들여다보니 광주에는 좋은 자원들이 많은데,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입니다. 감이 아니라 데이터를 분석해서 진단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이른바 증거 기반(evidence-based) 정책이 펼쳐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티브릿지와 데이터 전문가들이 '광역시'를 분석해본 건 처음이었는데요. 잘 알려져 있다고 생각했지만, 분석해보니 의외의 사실들도 여럿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각자의 관점과 지식, 노하우를 가지고 시선을 모아보니 흐릿했던 상이 또렷하게 나타나는 경험도 즐거웠습니다.
다음 촬영은 더 유익하게, 재미있게 할 것을 다짐하며 이번 광주광역시 편을 마무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