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갑(도농복합지역) 선거구의 효과적인 총선 전략은?
- 작성일2023/12/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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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총선과 같은 전국 선거에서는 스윙보트 성향의 선거구에 관심이 집중되곤 합니다.
광역·시도별로 살펴보면 충청남도의 선거 상황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전국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지만, 충남은 11개 국회의원 선거구 중 6석을 민주당이, 5석을 미래통합당이 차지하여 팽팽한 경쟁이 이뤄진 지역이었습니다. 특히 천안, 아산, 당진 등 세 지역에서만 민주당 후보가 여유 있게 당선되었으며, 다른 8개 선거구에서는 10%P 미만의 득표율 차이로 승패가 갈렸습니다.
그 가운데 0.8%P, 564표로 승부가 나뉜 선거구가 아산시 갑이었습니다. 해당 지역에서는 미래통합당의 이명수 후보가 민주당의 복기왕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습니다. 읍·면·동별로 들여다보면 복기왕 후보는 관외 사전투표, 재외 투표, 온양3동, 온양5동, 온양6동에서 승리했으며, 이명수 후보가 이긴 지역은 온양1동, 온양2동, 온양4동, 선장면, 도고면, 신창면 등이었습니다.
내년 4월에 치러지는 총선에서 이명수 vs. 복기왕의 리턴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합니다. 티브릿지는 당장에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빅데이터 선거 플랫폼인 킹메이커를 활용하면 서울시나 경기도 등 수도권처럼 충남의 지역들도 분석하고 예측해볼 수 있을까? 그래서, 한 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수성해야 하는 현역보다는 설욕을 다짐하고 있을 민주당의 편에서 진행하는 게 낫겠죠.
현재와 같이 여야의 극한 대립과 정치 양극화가 깊어지는 상황에서는 핵심 지지층의 결집이 강화됩니다. 킹메이커가 분석한 아산시 갑의 보수 핵심 지지층 규모는 민주·진보 진영에 비해 다소 많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명수 후보는 정부·여당과 제1야당의 대결 구도가 지속되는 한 승리할 가능성이 복기왕 후보에 비해 크다, 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치혐오의 증가와 중도·무당층의 실망 등 투표율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죠.
다시 말하면 복기왕 후보는 잠재 지지층을 적극적으로 동원해내지 않으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잠깐 최근의 선거를 되돌아보면 2017년 대선 직후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다수의 유권자가 민주·진보정당으로 유입되며 민주당이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이후 2020년 총선에서는 이 중 일부가 이탈하고 일부는 남았는데요,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동원해야 할 최우선 공략 대상은 2018년 유입되어 2020년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잠재 지지층입니다. 킹메이커는 이 타깃 그룹이 동별로 어느 정도 규모로 존재하는지 분석해줍니다. 캠페인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핵심적인 부분이 되겠죠.
또한 1인당 평균 소득수준을 살펴보면 2019년 12월과 2023년 6월을 비교했을 때, 아산시 갑의 1인당 평균 소득이 25만 원 증가하고 비율로는 9.0%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020년 총선에서 복기왕 후보가 승리한 3개 동의 소득이 전체 9개 동·면 중 상위 3개와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복기왕 후보 측에서는 3~4%P 차이로 아깝게 패배한 온양 1동과 4동에 역량을 집중하겠죠. 이 두 지역의 소득이 10.5%P, 9.8%P의 큰 폭으로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선거에서 뒤집기 가능성이 비교적 커 보입니다.
소득 데이터를 활용해 현역인 이명수 의원에 대한 비판 지점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온양 2동, 선장·도고·신창면은 2020년 이명수 후보의 득표율을 기준으로 1~4위에 해당할 정도로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했는데요, 이들 네 개 지역은 모두 2019.12~2023.06 기간 소득 증가액과 증가율이 아산시 갑 평균에 미달하는 지역입니다. 특히 신창면은 인구가 18,000명이 넘고 지난 득표율 차이가 9%P에 불과한 만큼, ‘이명수를 밀어줬지만, 돌아온 게 뭐냐’라는 메시지의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인구가 많고 승리했던 지역에서 득표율 차이를 벌리는 것 역시 복기왕 후보에게는 중요한 전략입니다. 유권자 수 2만 7천여 명의 온양 3동, 1만 9천여 명의 온양 5동과 2만 1천여 명의 온양 6동이 여기 해당합니다. 당시 득표율 차이는 각 3%P, 2%P, 6%P에 불과했습니다.
킹메이커를 활용해 세부적인 공략 포인트로 들어가 볼까요. 온양 3동은 5, 6동에 비해 대출 보유인구, 평균 대출액이 높은 편입니다. 1인당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잔액 모두 다른 두 동보다 많습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민감도를 염두에 둔 정책·공약을 중심으로 접촉면을 확대해나가는 전략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업종별 구성비를 보면 온양 5동은 불균형 문제가 눈에 띕니다. 대표적인 3대 업종인 음식 / 소매·유통 / 생활 서비스를 기준으로 온양 3동과 6동은 20~30% 수준의 균형 있는 구성을 보입니다. 그런데 온양 5동은 음식업의 매출액이 55%에 달하고 생활 서비스 비중이 상당히 낮습니다. 생활의 편의성이라는 부분에서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더 청취하고 공감도를 높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온양 6동은 3동과 5동에 비해 2년 전인 2021년 2분기 대비 아파트 실거래가 회복이 더딘 편입니다. 주민들의 소득수준으로 볼 때 부동산 문제에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여 ‘중산층의 욕구’에 소구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특정 진영이나 후보자의 컨설팅을 하기 위한 분석이 아니므로 구체적인 데이터와 수치를 공개하지 못하는 점은 양해 바랍니다. 아직 데이터 선거라는 개념 자체가 낯선 우리 정치 환경에서 킹메이커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일부라도 소개하기 위한 시도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직 킹메이커 프로그램 마지막 검수 단계에 있는 만큼, 완성되는 대로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한 설명회 자리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양 진영의 핵심 지지층이 똘똘 뭉쳐있는 상황에서 내년 총선의 승패는 중도·무당층을 어떻게 내 편으로 만드느냐에서 나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총선의 ‘코로나 위기 극복’ 같은 국가적 어젠다가 없어 바람 선거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진영이나 집단이 아니라 개인의 요구에 부응하는 구체적인 정치를 위해 티브릿지가 더 고민하고 연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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