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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링크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1540

 

OTT시대 , PD·작가 기회 늘었지만 ‘쏠림현상’ 

전반적인 방송 노동환경엔 “긍정적” 답변 높지만 양극화 심화, 불공정 거래 우려도 

여전히 ‘비자발적 프리랜서’ 착취 심각한 방송산업…“현실 반영한 고용 범주화 필요”

 

OTT 서비스가 국내 방송제작산업의 노동환경에 양날의 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방송계의 계약 없는 노동 관행이나 창작 자율성 등엔 일부 긍정적 영향을 끼쳤지만, 코로나19와 맞물려 ‘인력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달 29일 ‘2021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해 1월1일부터 조사 시점(9월16일~10월26일)까지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1121명 대상의 온라인 웹 기반 설문조사와, 22명 대상 표적집단인터뷰(FGI)를 병행해 이뤄졌다. 법적 근로자가 아니지만 상시 근로를 제공하는 프리랜서 노동자들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OTT 서면계약·대가 높여…‘한국화되면 하향’ 평가도
 
조사 결과 OTT 서비스는 국내 방송제작 인력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 참여 가능성’을 묻는 항목에 응답자 과반인 52.1%는 증가했다 답했고, 감소했다는 응답자는 7.8%에 그쳤다. OTT 등장으로 창작 자율이 확대되고, 제작 형식·분량 등 다양한 창작적 변주 가능성 등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해석이다.
 
이는 특히 기존의 국내 방송사 중심 제작환경과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FGI에 참여한 3년차 드라마 기획자의 “‘넷플릭스’에서 뭐 찍는다 그러면 다 그리로 간다. ‘디즈니’에서 찍는다 그러면 이리로 간다. KBS, MBC, SBS는 안 간다. 너무 사람 취급을 안 해주니까”라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같은 OTT일지라도 국내 기업에 대해선 회의적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5년차 드라마 작가는 “‘티빙’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는 ‘넷플릭스’에 비해 제작비 수준이 낮은 경우도 많고 콘텐츠에서 일반 미니시리즈보다도 오히려 안 좋은 경우들이 많다”며 “한국화가 되면서 약간 하향되는 느낌이 있다”고 밝혔다.
 
‘서면계약 가능성’이나 ‘대가(보수)’ 측면에서도 긍정적 변화가 감지됐다. 응답자 39.2%는 OTT가 서면계약 가능성을 높였다고 답했다. OTT가 ‘대가’를 증가시켰다고 답한 비율은 17.8%로 줄었다는 응답(12.9%)보다 높다. 대가가 늘었다는 응답률은 정규직(방송사·OTT 8.7%, 제작사·제작업체 12.3%)에 비해 계약직(22.8%), 프리랜서(19.9%), 자영업자(18.2%)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OTT 서비스가 ‘불공정 거래’에 미친 영향과 관련해선 증가시켰다는 응답이 24.9%로, 감소시켰다는 응답(16.3%)보다 높다. 이는 방송사·OTT 정규직 직군이 44.1%로 타 고용 형태 인력의 두 배가량 높은 수준을 보였다.
 
OTT의 부정적 영향 우려가 가장 높은 항목은 ‘제작 인력 양극화’다. 응답자 34.5%가 우려를 밝힌 반면, 양극화가 줄었다는 응답은 8.7%에 그쳤다. FGI 참여자들에 따르면 ‘양극화 우려’는 레거시 미디어 중심의 도제식 인력 양성 구조의 붕괴, 일부 경력이 있는 이들의 제작 참여 기회 축소 등을 의미한다. 기회는 이미 성장한 고연차나 ‘사용자가 쓰기 쉬운’ 이들에게 돌아가고, 경력이 ‘애매한’ 이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제작인력 양극화…10년 이상 경력자, 중소기업 불안감
 
20년차 드라마 작가는 “미니시리즈를 3~4개 쓴 작가들과는 일을 안 하려 한다. 급여도 높고 말을 안 듣고, 요즘 웹툰이나 웹소설을 드라마로 만드는데 오히려 신인들이 더 잘 만든다는 이유 때문”이라며 “미니 2~3개 해서 애매한 분들은 오히려 제작사에서 제낀다”고 말했다. 10년차 예능 작가는 “20년 전에도 30년 전에도 했던 분들이 기회도 더 많다”며 “10~20년차 작가들은 정말 기회를 전혀 못 받는다”고 토로했다.
 
‘인력 양극화’는 코로나19를 통해서도 심화됐다는 평가다. 코로나가 제작 인력 양극화를 증가시켰다는 응답자는 34.9%, 그렇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12.8%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우려는 교양과 예능 장르, 작가 직군, 제작사·제작업체 정규직, 5년 이상~10년 미만 경력의 제작 인력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OTT로 인해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의견은 기획 및 작가 등 프리 프로덕션의 인력, 경력이 높아질수록 높게 나타난다. 코로나19로 인한 양극화에 대해서는 작가와 제작업체 정규직, 경력이 높은 집단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양극화에 대한 우려는 고용 회피, 신규 인력의 OJT 기회 감소, 인력 양성 시스템의 붕괴로 현실화되고 있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프리랜서 중심의 방송제작 구조에서 양극화 심화는 신규 인력의 구직난과 더불어 경력 관리의 어려움,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야기하고, 궁극적으로 국내 방송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비정상적인 고용형태, 인력 ‘착취’하고 ‘사각지대’ 키워
 
한편 이번 조사를 통해 한국 방송제작 산업의 고용 형태 문제에 대한 지적도 다시금 제기됐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특성을 지님에도 프리랜서 신분인 ‘비자발적 프리랜서’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의 경우 자신의 고용형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경우가 상당하다.
 
설문에 참여한 방송제작 인력의 서면계약률은 52.5%로 나타났다. 최근 참여 프로그램 기준으로는 구두계약이 57.6%로 서면계약(42.4%)을 상회했다. 표준계약서 존재를 인지한 비율은 68.2%로 나타났으나, 고용형태별 격차가 크다. 표준계약서 인지율이 정규직은 90%에 달하는 반면 계약직·자영업자·프리랜서는 50~60% 수준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이러한 비정상적 고용 형태는 방송제작 인력에 대한 착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방송제작 인력에 대한 복지 사각지대를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라며 “방송제작 인력 시장의 고용 현실을 제대로 파악함으로써 방송제작 노동 시장의 현실을 반영한 고용 형태 범주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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